목차
- 왜 자아를 찾아야 해요?
- 자아를 찾기 위한 첫 단추
- 매사에 최선을 다할 때 얻은 선물
- 아직 자아를 찾지 못했다면
Editor 정탄 선생님과 그 제자 Career 제이티스쿨 대표, (전) 14년차 초등 교사
왜 자아를 찾아야 해요?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자주 보던 해외 축구 경기 종료 후 해설 위원이 나와 찍은 유튜브 영상에서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축구하길래, 아무 생각 없이 봤다.”
처음에는 그 말 자체가 웃겨서 기억에 남았어요. 하지만 그 말은 글의 서두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지 고민하는 나에게 번뜩이는 답을 제시해준 말이었습니다.
왜 우리는 자아 탐색을 하는가? 에 대한 젊은이들의 질문에 대해 근본적 답변을 넘어서 현실적인 요구에 대한 답이었죠.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재직 당시 만났던 사람들은 특히 더 기억에 남아요.
지금 머릿속에 여러분이 지금까지 지내왔던 학창 시절 중 가장 임팩트가 강했던 인물 다섯 명을 골라보라면, 그들이 왜 기억에 남나요? 적어도 그 다섯 명은 무색무취하진 않았을 것이에요. 어떤 쪽으로든,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죠.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살면 모두가 아무 생각 없이 우리를 바라볼 것이고, 잊혀질 것입니다. 모두가 자신만의 특별함을 강조하니까요.
사실 괜히 그런 게 아니에요. 특별함을 가지지 못한 개인은 21세기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요즘 학생들에게 ‘자아를 찾으라’ 고 말하기는 굉장히 미안하기까지 할 정도에요. 저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자아를 여러 번 잃어버렸던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자아를 찾기 위한 첫 단추
저는 말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나의 생각을 남들에게 내보이는 것이 좋았고, 남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좋아했죠.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때 만난 선생님 중 한 분과 현재까지도 일을 같이 하고 있기도 하죠.
중학교 때 기자단에 들어가 나름 열의를 가지고 스스로 기획해서 취재 기사를 쓰기도 했지만 저는 코로나로 중학교의 졸업 학년을 날리고, 고등학생 때는 자아를 잃어버렸어요. 나의 행복과 취미보다 성적과 대학 입시를 하루 종일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벅찼습니다.
중요한 건, ‘무엇을 할 때’ 기쁜지 알아내기 위한 감각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아마도 이게 내가 자아 탐색 과 강화를 위해 한 첫 번째 노력이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학교 생활이 힘들고 공부할 것들이 많아, 쉬는 날은 분명 있었어요.
저는 쉬는 날이면 친구들을 자주 만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PC방, 노래방을 가는 보통 아이들과 달리 나는 정치, 사회, 철학, 인간과 관련한 모든 주제로 토론을 했습니다.
의도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저 길거리를 걸으면서 아무 주제든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게 끝도 없이 이어졌어요.
놀라운 건 난 그때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평소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설렘이, 오랜만에 몸과 마음을 관통하는 놀라운 경험이었죠.
그때 깨달았어요. 나는 ‘말’을 해야 살 수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제 인생은 말이었어요. 그래서 말하지 못하는 고3이 더 힘들고 괴로웠어요.
학교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2학기 즈음 되니까 오히려 수업을 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고마울 정도였죠. 아침 8시에 가서 밤 10시에 돌아오는 생활을 10개월이나 했어요. 자아를 가장 많이 잃어버렸던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고3이 끝나자, 다시 말할 자유가 주어졌고, 그때 그 친구들과 끝없이 토론을 했어요. 감정을 나눴고, 벅차오름을 공유했고, 결의를 느낄 수 있었어요.
여기까지 나의 자아를 찾아오는 과정을 본 사람들은 ‘그런 친구들을 만나고 자아를 찾기는 정말 쉽지 않은데, 네가 운이 좋았던 거 아니야?’ 라고 할지 모릅니다. 저는 분명 정말 훌륭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은 자아를 찾기 위한 두 번째 노력과도 연결됩니다.
제가 만난 친구들은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도 있지만, 어릴 땐 친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친해진 친구들, 대학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들, 심지어 블로그에서 만났는데 알고 보니까 같은 대학이었던 친구도 있었어요.
어떻게 이 친구들을 만났을까 생각해 본 나의 결론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토론 대회에 같이 나갔던 친구들 3명 중 2명은 지금까지도 절친한 사이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중학교 때 기자단 활동도 같이 한 친구일 정도고요.
냉정히 말해 나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사람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싫어할 만한 성격은 아니지만, 호감상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럼에도 그들과 이런 관계를 맺고, 자아를 실현하고 있는 것은 나의 ‘진심’ 이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때는 모든 과목 교과서를 외웠고, 항상 전교권을 벗어나지 않았어요. 대부분 친구들은 나를 부담스러워했지만, 나의 태도와 진심을 알아준 친구들에 대해 가장 큰 신뢰 자산을 쌓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확고한 자아는 몰랐어요.
난 그저 좋은 성적을 받아서, 이왕이면 명문 고등학교에 넉넉한 점수로 들어가기 위해 나도 모르게 달렸던 것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나에게 주목했던 이들이 지금 내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목적을 갖고, 이를 실행하며 살았더니 그 중에서 나를 다른 시선으로 봐 주는 이들이 나타났어요.
아직 자아를 찾지 못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꼭 하고 싶은 말은 자아를 찾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치 내가 어떤 종목을 잘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종목에 내 신체의 최대치를 사용해 도전해봐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번 글은 평소 글보다 개인적인 이야기에 대한 서술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아’ 에 대해 논하는 것은 ‘나’ 를 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기에, 솔직한 경험에 기반한 문장들로 글을 채우게 되었습니다.
이젠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차례입니다.
밴드 데이식스의 노래 중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 노래 가사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아무 걱정도 하지는 마’ 였어요. 그저 지금 이 순간이 다시 넘겨봤을 때 내가 나를 칭찬할 한 페이지가 되면 그만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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