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그 200% 활용법 | 2024. 10. 11

초등 일기쓰기, 일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비결

목차

  1. 중요한 건 ‘쓰고자 하는 마음’
  2. 비밀을 지켜주세요
  3. “선생님, 저는 일기 쓸 시간이 없어요”

Editor 김미경  Career 초등 일기쓰기 전문강사, <나는 일기쓰는 엄마입니다> 저자

초등 일기쓰기

“꾸준히 일기를 쓸 수 있는 비법이 뭘까요?”

초등 일기쓰기 수업을 하면서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답은 하나! 일기를 잘 써야 한다는 생각, 길게 써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됩니다.

일기에 대단한 역할을 부여하기 때문에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요? 일기는 평가받기 위해 쓰는 글도 아니고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쓰는 글도 아닙니다.

일기를 쓴다는 건, 가장 보통의 하루 중 특별한 페이지를 쌓으면서 자신의 추억을 남기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쓰다 보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단 한 줄이어도 쓰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지켜봐 주는 것이 꾸준히 일기를 쓸 수 있는 비법입니다. 의지와 노력으로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습관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꾸준히 일기를 쓴 사례를 찾을 수 없어 개인적으로 두 아이의 일기 쓰기를 사례로 시리즈 글을 이어갑니다. 7년 기록을 바탕으로 쓰는 초등 일기쓰기 시리즈 두 번째 글, 꾸밈 없고 생생한 일기 쓰기의 매력 속으로 초대합니다.

초등 일기쓰기

1. 중요한 건 ‘쓰고자 하는 마음’

저는 23년 동안 일기를 쓰면서 일기장이 소중한 벗이 되어주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위로를 받고 삶이 풍요로워졌습니다.

제 아이들도 일기 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가꾸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한글을 깨우쳤으니 우리 함께 일기를 써보자고 일기장을 선물했습니다. 일곱 살 때 쓰기 시작한 일기는 6학년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7년 동안 부모는 아이가 쓴 일기를 읽고 꾸준히 댓글을 썼습니다.

아들이 일곱 살 때 쓴 첫 일기입니다.

세 줄을 쓴, 앞뒤 문장이 전혀 맞지 않는 글입니다. 그러나 아들이 엄마와 숲 속에서 총싸움하며 놀았던 그 순간이 즐거웠다는 마음을 알 수 있지요. 일기 속에서 아이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에 공감의 댓글을 썼습니다.

일기를 길게 써야 하고 잘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댓글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대신 일기쓰기를 지도한다는 이유로 충고하고 조언했겠지요.

“일기는 자세히 써야하는 거야.” “일기가 너무 짧아. 최소한 10줄 이상은 써야지.” “네 느낌도 구체적으로 써야지.” 하면서 말이지요. 

공감의 댓글을 썼기에 쓰고자 하는 아이 마음을 보호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일기가 지적 당하고 평가 받는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꾸준히 일기를 쓸 수 없습니다. 일기 쓰기 지도 대신 공감의 댓글을 써주는 것은 꾸준히 일기 쓰기를 할  수 있는 비법입니다.

초등 정서 발달

처음으로 일기라는 것을 썼으니, 제목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제목을 빈칸으로 둔 딸의 첫 일기입니다.

엄마와 함께 도시락을 챙기고 아빠가 일하는 사무실에 갔던 일이 기억에 남았나 봅니다. 자신이 챙겨준 도시락을 먹을 아빠를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요?

맛있게 잘 먹었다는 아빠의 댓글이야말로 최고의 일기 쓰기 지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자꾸자꾸 쓰고 싶게 만드는, 꾸준히 쓰고자 하는 마음의 불씨를 살려주는 건, 부모의 진심 어린 댓글입니다.

 중요한 건, 쓰고자 하는 마음! 그 마음을 보호해주세요.

쓰고자 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일기를 쓰다 보면 인위적인 일기 쓰기 지도를 받지 않았기에 오히려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기록을 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쓰다 보면 결국 잘 쓰게 된다는 사실을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주도학습

2. 비밀을 지켜주세요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이는 자신만의 세상을 조금씩 만들어 갑니다. 자연스럽게 비밀이나 고민이 생기게 마련이지요.

일기를 쓰다 보면 일기장이야말로 좋은 벗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일기장에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을 줄 알게 되지요.

어떤 이야기를 써도 일기장은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훈계나 충고, 조언하며 자신의 마음을 무겁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무엇보다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을 그동안 일기를 쓰면서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누군가 읽고 검사한다는 것을 전제 하에 쓰는 일기는 시선을 의식하여 자기 검열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보여주기 싫은 일기는 반으로 접어 놔.” “그날은 엄마도 댓글을 쓰지 않을게.” “선생님도 그날은 네 일기를 검사하지 않을 거야.”

학년이 올라가면서 일기장이 조금씩 두꺼워졌습니다. 프라이버시 존중 차원에서 읽지 말라고 반으로 접은 부분이 많아졌으니까요.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궁금했지만 아이와의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아이가 접은 반쪽을 펼쳐보지 않았습니다.

비밀 보장은 아이와 함께 일기를 쓰기 위한 기본 약속입니다.

비밀 일기를 존중해주세요. 일기장에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털어놓을 수 있게 해주세요.

3. “선생님, 저는 일기 쓸 시간이 없어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록의 힘은 위대합니다. 그러니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습관을 키워준다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기 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매일, 꾸준히 쓰기를 강조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이 하는 말, “선생님, 저는 일기 쓸 시간이 없어요.” 학습을 강요하는 우리나라 교육 문화가 아이들의 일기 쓰기 습관을 가로막는 방해가 되는 것이지요.

쉼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상을 가지 치기 해야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 생깁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 딱 20분! 아이에게 일기 쓰는 시간을 선물해주세요.

단, 우선순위에 밀려 일과를 모두 마무리한 후 잠자기 직전은 피해주세요.

졸리면 만사 귀찮아지는 법!

빨리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자고 싶은 마음에 일기 쓰기 귀찮아지는 건 당연합니다.

하루를 돌아볼 만큼 정신이 맑지 않으니 일기를 제대로 쓸 수가 없습니다.

늦지 않은 시간, 딱 20분! 아이와 함께 실천해 보세요.

처음부터 일기를 잘 쓰는 아이는 없습니다.

조용히 하루를 돌아보며 단 한 줄이라도 썼다는 것 자체를 인정해주세요. 보통의 하루가 쌓여 아이의 역사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꺼이 댓글을 써주세요.

미키쌤의 일기 쓰기 수업을 통해, 일기는 검사 받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나를 위해 쓰는 편안한 글, 삶을 가꾸는 글임을 알게 됩니다. 자유롭게 일기를 쓰고 발표합니다. 피드백을 통해 일기의 완성도를 높여갑니다.

일기는 숙제가 아니다! 나를 위한 일기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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