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Jung Mi Jin Career 부모멘토, 독서교육전문가, 유튜브 ‘흔한엄마’ 운영
자기주도학습법, 정말 우리 아이도 할 수 있을까요? 언제 시작해야 할지, 너무 늦은 건 아닐지 고민이실텐데요.
자기주도(自己主導) 들어보셨죠? 사전적인 의미로는 ‘자신의 일을 주동적으로 이끌어 나감’을 의미합니다.
자기주도학습(自己主導學習)이란? 학습자가 학습 참여를 결정하고 목표 설정, 학습 프로그램 선정, 평가 등 전체 과정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선택하고 결정하는 학습 형태입니다.
자, 그럼 이 자기주도학습법이라는 것이 초등에 정말 가능할까요? 전문가분들의 의견도 각기 분분합니다. 고등 정도는 되어야 된다는 분도 계시고, 초등 저학년부터 자기주도학습법이 가능하다 하는 분도 계십니다. 차이가 크죠? 아마 목표수준이 상이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저는 현재 중학교 1학년 남매 쌍둥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초등 기간동안 제가 가장 목표를 둔 것은 바로 ‘자기주도학습법’의 기반을 닦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자기주도성>이라는 키워드는 부각될 것입니다. 대학입시, 그리고 특목고 입시에서도 이 점을 점점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제 [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해 나가면 좋을지 지금부터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자기주도학습법 보다 먼저 자기주도생활부터
어린 시절, 우리 아이들 모습을 먼저 떠올려 보세요. 어떤가요? 시키지 않아도 무언가 스스로 하려고 합니다. 실수로 물을 쏟기도 하고 흙구덩이에 빠지기도 하고 벽에 온통 낙서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상황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천천히 반복하면서 배우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였다는 점입니다.
어떤 아이라도 자기주도성의 욕구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자꾸 제지하거나 아이 생각과는 다르게 끌고 가다 보면 아이는 주도성을 점점 잃게 됩니다.
‘어차피 엄마가 해 주거나 결정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점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기도 합니다. 혼 무언가 해 보려고 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고 계속 해 나갈 수 있게 격려하는 것이 주도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우선 학습 단계에 앞서 일상생활에서 주도성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가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들이 답답해 보이고, 실수나 실패할 것이 분명해 보여도 스스로 겪어보고 알도록 해야 합니다. 자신의 가방을 스스로 챙기는 것, 준비물을 스스로 사보는 경험, 학교일과를 전날 확인하는 것, 자신의 옷을 챙겨두는 것 등 사소하지만 생활에서 일어나는 작은 것들을 스스로 해 보고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실수나 실패를 경험하기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서서히 자기주도생활이 몸에 밴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으로 넘어가기가 더 쉽고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 둘은 자연스레 이어지는 것입니다.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는 가이드는 해 주되 직접 손은 대지 않도록 하면 좋은데요. 걸레질이나 설거지를 잘 못 하는 아이가 엄마를 돕겠다고 하고는 일을 더 엉망으로 만들곤 하죠? 일단 칭찬을 먼저 해 주고 ‘이렇게 하면 더 깨끗하게 잘 되겠는걸’하고 가이드를 조금씩 해주면서 바른 방법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아이의 주도성이 꺾이지 않도록 해 주면 아이는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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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기주도학습법 실천하기
이제 초등에도 자기주도학습법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볼게요. 모든 부모님들이 바라는 것, 아이가 제발 스스로 공부했으면 하는 것이지요. 앞서 자기주도학습법 정의를 말씀드렸죠?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해 학습을 진행한 후 스스로 평가하고 피드백까지 하는 것이 완전한 자기주도학습법입니다. 다만 이 과정이 초등 아이에게 쉽지는 않은 일이기 때문에 학년별로, 개인별로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적기의 힘을 믿습니다. 초등 1학년 아이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은 초등 5학년 아이와는 다릅니다. 그래서 자기주도학습법 범위와 수준도 다릅니다. 같은 학년이라도 아이마다 적기가 다릅니다. 같은 초등 4학년이라도 다른 아이는 되고, 내 아이는 지금은 안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보다는 내 아이의 상태와 수준에 맞는 자기주도학습의 목표와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목표설정
- 부모가 생각하는 목표 : 먼저 아이 상태를 체크한 후 올해 도달하고 싶은 목표를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아란이는 올해는 독서는 100페이지 줄글 책은 잘 읽었으면 좋겠고, 수학은 심화 편까지, 영어는 AR4점대까지 읽게 하고 싶다
이렇게 부모가 생각하는 지점을 정리합니다
- 아이가 생각하는 목표 : 아이 입장에서 올해 어떤 정도까지 학습을 도달하고 싶은지 목표를 스스로 잡게 합니다. 저학년의 경우 목표를 잡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으니, 말로 설명하면서 아이가 이루고 싶은 그 학년의 것들을 끌어냅니다. 부모가 목표수준을 너무 강요하면 역효과가 나므로 아이 입장에서 배려하되, 어릴수록 긴 기간의 목표는 아이에게 어려우니 주기를 짧게(1, 2개월 단위 정도) 목표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계획수립
위에서 정량적인 목표와 정성적인 목표를 세우고 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요. 초등학생의 자기주도학습 시간을 1학년 30분, 2학년 1시간…이렇게 하여 시간으로 세울 수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아이마다 할 수 있는 역량이 다른데 시간만으로 세우지 말고 TASK 단위, 즉 해야 하는 항목별로 세워보면 좋습니다. 시간으로만 하면 아이가 시간만 워버리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에 정해진 TASK를 아이가 집중해서 수행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1주의 계획을 잘 짜면 한 달 계획이 나옵니다. 이 계획 역시 엄마가 딱 짜서 아이에게 들이밀기보다는 학년이 몇 학년이든 아이 스스로도 생각해 보고 같이 논의해서 세워보는 연습을 하게 합니다. 처음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 될 수도 있고, 실천할 수 없는 계획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 아이는 계획을 가능한 수준으로 세워 나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1주 단위로 실천을 한 후 다음 주를 조금 변경해 실천하는 형식으로 연습해도 됩니다)
3) 자료수집
아이에게 수학을 공부할 때 스스로 할 수도, 인강을 들을 수도, 학원을 갈 수도 있다고 방법들을 알려주고 아이가 자신에게 맞는 걸 찾을 수 있게 연습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우리 고장의 공공기관 알아 오기” 숙제를 내 준 경우 아이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팁을 준 경우나 고학년의 경우는 바로 검색하거나 도서관 책을 찾거나 할 수 있지만 저학년이거나 숙제의 주제를 처음 접하는 경우는 어느 수준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요.
이 경우 주도성은 ‘엄마의 가이드를 받아’ ‘스스로 한다’입니다. 엄마가 먼저 유사한 주제로 어떻게 검색하는지 보여줄 수도 있고 페이퍼를 어떻게 만드는지 샘플을 찾아서 참고하게도 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신 검색을 해 주거나, 글을 대신 써주거나 하는 것은 주도성을 잃게 합니다. 아이가 찾은 사진들을 출력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도와주면서 의견을 주고 더 나은 방향으로 숙제를 할 수 있게 가이드 해주면 좋습니다.
4) 학습진행
계획을 수립하고 나면 실제 학습을 진행하게 됩니다. 학습은 당연히 결국 스스로 할 수밖에 없긴 하지만 학습의 시작과 끝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찾아서 잘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계획된 대로 해당 시간에 실천할 수 있게 환경을 마련해 주고 방법들도 지속 가이드해 주어야 합니다. 저녁 8시부터 학습하는 경우 아이 스스로 혼자 방에서 하고 싶다고 하기 전까지는 거실에서 함께 옆에서 있어 주면 좋습니다. 학습 자체가 사실 어렵고 외로운 과정이다 보니 엄마 아빠가 옆에서 도와준다는 느낌만으로도 심리적인 의지가 되거든요.
그리고 학습할 때 감시자의 역할보다는 지지자, 코칭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아이가 얼마나 잘하나, 또는 아이가 얼마나 틀리나를 감시하면 아이는 잠깐 눈치를 보며 열심히 하는 척을 할 수는 있지만 스스로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는 없게 됩니다. 학습 자체가 아이의 일이고 스스로에게 좋다는 것을 잘 심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학습을 진행함에 있어서 칭찬과 격려는 정말 중요한 원동력이고 초기에 연습하는 동안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게 되기 때문에 아이와 충돌보다는 도움을 주는 형태로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합니다.
부모님들에게 ‘수학문제집을 풀고 누가 채점을 해 주는 게 좋나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데요. 여기서 공부의 주체는 아이이고, 아이가 본인이 틀린 것을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하기 때문에 어설프더라도 아이 스스로 채점을 하고 틀린 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겪게 해야 합니다. 시간만 때우고 문제만 풀고 마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공부임을 채점을 통해 알게 해야 합니다.
5) 평가
학습 과정을 평가하면서 계획했던 내용이 잘 이루어졌는지도 전반적으로 평가를 합니다. 이때 부모가 먼저 이건 잘 못 했고, 왜 이건 이렇게 했냐 하면서 안 좋은 평가를 먼저 제시하지 마세요. 아이 스스로 계획 대비 어떠했는지 평가하게 합니다. 그래서 학습 방법이 잘 못 되었거나 시간을 못 맞췄거나 또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부분들을 확인하면서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볼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는 일기 쓰듯이 서술형으로 ‘이런 계획을 세웠는데 이런 부분은 내가 열심히 못 한 것 같다.’, ‘다음부터는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렇게 스스로 반성하고 생각하고 다음에 어떻게 할지를 적어 보는 것입니다.
초등 고학년의 경우는 자신이 선택한 툴, 예를 들어 ‘수학은 학원을 다니며 공부했는데 나에게 맞지 않았다’라거나 ‘비와 비율 부분은 아직도 모르겠어서 다시 인강을 보면서 공부해야겠다.’ 이렇게 표현을 할 수도 있고 평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스스로 체크하면서 각 TASK 별로 몇 점 정도 만족하는지를 표기해 볼 수도 있습니다.
평가의 과정은 온전히 부모가 들으면서 아이 의견을 잘 수용해 주고 더 첨언할 것이 있다면 기분 나쁘지 않게 조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가 때 잘못된 부분만을 지적하면 다음 과정(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계획하는 과정)의 진전이 되질 않습니다. 처음부터 잘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 서서히 아이가 평가를 정교화해 갈 수 있도록 옆에서 가이드해 주시기 바랍니다.
6) 피드백과 수정
이제 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목표를 조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을 다시 반복합니다. 학습 방법이 안 맞거나 잘못되었다면 바꾸면 되고, 아이가 학교생활에 지장이 가는 수준이라면 양을 줄인다거나 또는 수준을 높인다거나…
이 모든 부분 역시 아이와 함께 얘기하면서 평가된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잡아갑니다. 이 과정들은 단순히 자기주도학습만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메타인지’를 높이는 방법도 됩니다. 본인의 수준을 알고 할 수 있는 역량을 확인하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를 높이는 길이기도 하니까요.
엄마가 제시하는 가이드 수준이 너무 높거나 목표치가 현실 가능성이 없으면 아이는 쉽게 질려버립니다.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수준에서부터 성취감을 느끼게 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익하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3. 자기주도학습법, 중요한 이유
아이가 초등에 썼던 일기장, 독서록, 자기주도노트를 다시금 찾아보았어요. 자기주도학습이 잘 되는 아이들은 노트필기를 잘하는 특징이 있어요. 처음부터 잘한 것은 아니고 자기주도학습법을 연습하면 할수록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을 더 잘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글쓰기 실력 자체도 좋아짐을 느꼈어요. 자기주도학습을 잘하는 아이들은 학습뿐 아니라 어떤 것이든 스스로 계획하는 것을 좋아하게 됩니다. 누구에게도 주도권을 넘기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래서 학습 외에도 본인의 꿈과 진로 역시 주도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자기주도생활이 자기주도학습으로 이어지고 결국 자기주도인생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초, 중등 시기에 스스로 얼마나 많이 시도해 봤는가,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봤는가, 그리고 실천하고 실수하고 수정하고 다시 도전하였는가.
이런 노력들이 결국에 고등에 가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데 자신만의 학습법을 일찍 찾은 아이는 더 높이 올라가게 됩니다.
[아이의 실제 노트]
누구의 방법도 내 아이의 방법과는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 각자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자기주도학습을 해야만 긴 학습 기간동안 자기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시켜서 하는 학습은 결국에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스스로 내적동기를 발견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자기주도학습법으로 이어지며 초등에는 그 방법을 옆에서 잘 코칭해주면서 아이를 격려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우리 모두 아이 스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해 보아요.
꾸그는 아이들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주고 원하는 걸 선택해 학습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선택지들이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이마다 더 맞는 학습법과 수업을 찾아서 그걸 아이가 기꺼이 즐겁게 하게 한다면 학습 주도성이 더 강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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